1인 가구 자취생에게 배달음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최소 주문 금액과 배달비를 맞추다 보면 1인분만 시키기 어려워 2~3인용 메뉴를 주문하게 되고, 결국 음식이 애매하게 남는 상황을 늘 마주하게 됩니다.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다음 날 꺼내 보면 튀김은 눅눅해져 있고, 피자는 돌덩이처럼 굳어 있으며, 족발이나 보쌈은 기름이 하얗게 굳어 손대기 싫은 비주얼로 변해 있습니다.

많은 자취생들이 남은 음식을 대충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수분이 다 날아가 질겨지거나, 겉은 뜨겁고 속은 차가운 상태로 먹다 포기하곤 합니다. 

저 역시 자취 초기에 남은 치킨을 전자레인지에 오래 돌려 가죽처럼 질겨진 고기를 씹으며 후회했던 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의 열전달 원리를 이해하고 간단한 요령을 더하면,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찬 음식도 방금 배달받은 것처럼 바삭하고 촉촉하게 되살릴 수 있습니다.

1구역: 눅눅해진 치킨과 감자튀김 살리는 에어프라이어 수분 증발 법칙

치킨, 탕수육, 감자튀김 같은 튀김류 배달음식은 냉장고에 들어가는 순간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고 튀김옷의 기름과 엉겨 붙어 눅눅해집니다. 이 수분을 날리면서 겉을 다시 바삭하게 만드는 데는 에어프라이어가 구원 투수입니다.

  • 치킨과 피자는 '기름 없이 단시간' 가열하기: 이미 기름을 머금고 있는 튀김류를 데울 때는 에어프라이어에 추가로 기름을 바를 필요가 없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낸 치킨을 겹치지 않게 에어프라이어 바닥에 깔아줍니다. 온도는 160도에서 170도 사이의 중약불이 적당합니다. 너무 높은 온도(180도 이상)로 돌리면 겉의 튀김옷만 타버리고 속의 뼈 안쪽 고기는 차가운 상태로 남게 됩니다. 165도에서 약 7~8분간 돌린 뒤, 뒤집어서 3~5분 더 돌려주면 치킨 자체의 기름이 배어 나오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 치킨이 완성됩니다.

  • 눅눅한 감자튀김 회생법: 감자튀김은 부피가 작아 쉽게 탑니다. 에어프라이어를 180도로 예열한 뒤, 감자튀김을 넣고 딱 3~4분만 빠르게 돌려주세요. 중간에 한 번 바스켓을 흔들어 골고루 열이 닿게 하면 감자 내부의 수분이 날아가며 방금 튀긴 듯한 식감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2구역: 굳어버린 피자와 족발 촉촉하게 만드는 전자레인지 수분 가둠 공식

피자, 보쌈, 족발, 전 류는 에어프라이어보다 수분을 지키며 데워야 하는 전자레인지가 더 유리합니다. 단,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로 음식물 내부의 수분 분자를 진동시켜 열을 내기 때문에,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차단막을 형성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 식은 피자 데울 때 '물 한 컵'의 효과: 굳어버린 피자를 접시에 담고, 그 옆에 전자레인지용 컵에 물을 반 컵 정도 담아 함께 넣어줍니다. 이 상태로 1분에서 1분 30초가량 돌려보세요. 컵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전자레인지 내부를 채우면서 피자의 도우가 마르는 것을 막아주고, 치즈는 질겨지지 않고 부드럽게 늘어나게 도와줍니다.

  • 하얗게 굳은 족발과 보쌈 살리기: 기름이 굳은 고기류를 그냥 돌리면 고기가 마르고 누린내가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때는 넓은 접시에 고기를 담고 소주나 맛술을 밥숟가락으로 1~2스푼 가볍게 끼얹어 줍니다. 그 후 접시 위에 위생비닐이나 전자레인지용 덮개를 살짝 씌우고(완전히 밀폐하면 터질 수 있으니 숨구멍을 남겨둡니다) 1분 30초에서 2분간 돌려줍니다. 알코올 성분이 날아가면서 잡내를 잡아주고, 갇힌 수증기가 고기를 찜기에서 찐 것처럼 촉촉하고 야들야들하게 만들어 줍니다.

3구역: 남은 국물 요리와 소스류의 냄비 이중 가열법

마라탕이나 엽기떡볶이, 부대찌개처럼 국물과 소스가 많은 배달음식은 데울 때 점도가 변하거나 쉽게 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 떡볶이와 마라탕은 '물 조금 추가'가 필수입니다: 한 번 조리되어 식은 떡볶이 소스나 마라탕 국물은 전분 성분과 식재료에서 나온 수분 흡수로 인해 처음보다 훨씬 걸쭉해져 있습니다. 이를 그대로 냄비에 올리면 끓기 전에 바닥부터 까맣게 타버립니다. 가스레인지나 인덕션으로 데울 때는 반드시 종이컵 반 컵 정도의 물을 가볍게 추가한 뒤, 약불에서 숟가락으로 바닥을 살살 저어가며 데워주어야 원래의 소스 맛을 잃지 않고 골고루 데울 수 있습니다.

  • 사리 추가로 새로운 요리 만들기: 남은 국물 요리를 데울 때 물을 조금 더 붓고 집에 있는 라면 사리, 우동 사리, 혹은 냉동 만두를 몇 개 넣어 함께 끓여보세요. 단순히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느낌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한 끼 요리를 재탄생시킬 수 있어 식비 절약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핵심 요약

  • 치킨이나 감자튀김 같은 튀김류는 에어프라이어 160~170도의 중약불에서 앞뒤로 나누어 데워야 속까지 따뜻하고 겉은 바삭하게 살아납니다.

  • 식은 피자나 굳은 고기류를 전자레인지로 데울 때는 물 한 컵을 함께 넣거나 소주를 살짝 뿌려 위생비닐을 씌워 돌려야 수분 손실과 잡내를 막을 수 있습니다.

  • 떡볶이나 국물 요리는 식으면서 걸쭉해지므로 냄비에 데울 때 물을 소량 추가하고 약불에서 저어가며 데워야 타지 않습니다.